아르헨티나 대통령에 온건 페론주의자 '페르난데스' 후보가 48.0%로 당선
10월28일 라나시온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대선 개표결과, 중도좌파연합 ‘모두의전선’ 페르난데스 후보가 48.0%를 얻어 당선자로 확정됐다고 밝혔다. 현직 대통령인 중도우파연합의 마크리 후보는 40.4% 득표에 그치며 패배했다. 아르헨티나 대선은 1차 투표에서 1위 후보가 45% 이상 득표하면 결선투표 없이 그대로 당선자로 확정된다.
페르난데스 후보는 이날 당선 확정 직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지지자 집회에서 “아르헨티나에는 모두의 힘이 필요하다”며 통합을 강조했다. 이로써 아르헨티나는 좌파에서 우파로 정권을 교체한 지 4년 만에 ‘유턴 정권교체’를 하게 됐다.
마크리의 패배는 어느 정도 예견된 결과였다. 아르헨티나는 대선에서 득표율 1.5% 미만의 군소후보를 추려내는 예비선거(PASO)를 치르는데, 지난 8월 예비선거에서 마크리는 페르난데스(47.7%)에게 15%포인트 이상 뒤지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그는 이후 두달여간 현직 대통령 지위를 십분 활용해 세금 감면과 임금 인상. 공공요금 동결 등 선심성 정책을 남발했지만, 정권교체를 요구하는 민심을 거스르지는 못했다.
자동차기업 CEO 출신의 마크리는 2007년 부에노스아이레스 시장 당선 후 대중교통 체계 개혁과 시청 계약직 공무원 2400여명 해고 등으로 인기를 끌며 대통령에까지 올라 한국에선 ‘아르헨티나의 이명박’으로 불리기도 했다. 대통령 취임 이후 규제 폐지·외자유치 활성화·연금개혁 등을 앞세웠지만 오히려 페소화가치 폭락, 공공요금 폭등 등 인플레이션, 대량 정리해고에 따른 실업률 상승 등으로 특히 서민층의 생활여건이 악화됐다. 지난해에는 국제통화기금(IMF)에 560억달러 규모의 구제금융까지 신청하기에 이르렀고 결국 연임에 실패했다.
마크리와 정반대로 주요 산업 국유화·외자 투입 반대·복지 확대 등을 앞세운 페르난데스 대통령 당선인은 ‘온건 페론주의자’로 꼽힌다. 법학교수 출신인 페르난데스는 ‘페론주의’를 전면에 내걸고 국정을 운영한 네스토르 키르치네르·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부부 대통령의 12년 재임 기간 내각 책임자인 국무실장을 지냈다.
한편, 이번 대선에서 부통령으로 당선된 크리스티나는 이번 선거를 통해 부통령으로 대통령궁인 ‘카사 로사다’ 복귀에 성공하며 ‘선거의 여왕’ 면모를 과시했다. 페론주의는 1940년 후안 페론 전 대통령과 부인 에바 페론이 내세운 대중 복지 중심의 국가사회주의 정책으로 서구에서는 포퓰리즘의 대명사로 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