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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망증과 치매, 알고 대처합시다

nyd만물유심조 2019. 7. 16. 10:38

 

 

정상인의 뇌(왼쪽)와 알콜 중독자의 뇌. 알콜중독자의 뇌는 정상인에 비해 30%나 줄어 들었다. 알코올이 뇌를 녹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보통사람들은 나이가 먹으면 불과 1~2분 전에 내려놨던 자동차 열쇠를 어디에 뒀는지 기억을 못하거나, 벨이 울려 잠시 현관에 다녀온 사이 내려놨던 핸드폰을 어디에 뒀는지 못찾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를 '기억력 감퇴'라고 한다. 흔히 '건망증'이라고 불린다.

 

이런 현상은 나이가 들수록, 나이든 여성일수록 더 자주 나타난다고 한다. 건망증은 뇌가 여러가지 일을 처리하다 과부하가 생긴 탓에 일시적으로 저장된 기억을 끄집어내는 능력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건망증은 질환이 아닌 나이들면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하지만 증상이 심한 경우 치매로 발전한다. 병적인 건망증은 치매의 한 종류인 알츠하이머의 초기 증상이라고 할 수 있다.

 

기억은 어떤 정보를 부호화해서 뇌속에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그 정보를 꺼내는 과정이다. 저장 기간에 따라 수십초까지 기억하는 단기기억, 수개월에서 길게는 평생동안 기억하는 장기기억으로 나눌 수 있다. 장기기억은 나이가 들거나 치매에 걸려도 거의 기억한다.

 

그러나 단기기억은 다르다. 단기기억은 15~20초 동안 5~7개 항목을 기억했다가 사라진다. 오래 기억해야 할 사안이라면 20초 안에 외워서 장기기억 저장소로 넘겨야 하는 것이다.

 

요즘은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 한 30~40대 젊은층의 건망증도 크게 늘었다고 한다. 스마트폰이 인간의 뇌를 대신해 전화번호나 생일 등 일상에서 기억해야 할 크고 작은 모든 정보를 저장하면서 인간의 두뇌가 둔화된 것이 원인이다. 스마트폰에 지나치게 의존하기보다 사용빈도를 줄이고, 기억해야 할 정보는 입밖으로 소리 내 말하면서 외우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필름 자주 끊겨… 알콜성 치매?

건망증은 우울증이 원인이 되기도 하는데 우울해지면 사고의 흐름이 느려지고 정서적인 요인으로 기억의 처리속도를 늦춰 인지기능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게 된다. 기억력이 떨어지고 생활에 대한 집중력도 감소해 무기력감을 느낀다고 한다.

 

지나친 음주도 건망증의 원인이다. 음주 후 필름이 끊기는 '블랙아웃(Blackout)'은 기억의 입출력을 관장하는 뇌속의 해마를 마비시켜 일어나는 현상인데 건망증의 대표주자이다. 알코올은 시냅스의 활동을 방해해 신호 전달 매커니즘에 이상을 일으켜 외부 자극이 기억으로 저장되기 위해 해마로 가는 길목을 막아버리는 것이다.

 

알코올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아세트알데히드도 해마의 활동을 둔하게 하고, 신경세포의 재생을 방해한다. 보통 혈중 알코올 농도 0.15% 정도부터 기억력 장애가 발생한다. 자주 과음할 경우 뇌 손상이 지속돼 술을 마시지 않아도 기억이 끊기는 현상이 나타나는데 이처럼 자주 블랙아웃이 오면 알콜성 치매를 의심해봐야 한다.

 

알코올성 치매에 걸리면 뇌세포가 죽으면서 뇌가 쪼그라들고, 뇌 중앙의 뇌실이 넓어져 폭력성과 기억상실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 다른 치매가 기억상실만 있다면, 폭력성이라는 나쁜 증세 하나를 더하게 돼 주변 사람들을 괴롭히게 되는 것이다.

 

수면부족도 건망증의 원인이 된다. 최근 과학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잠을 제대로 못자면 정상 수면했을 때보다 치매물질인 타우의 농도가 2배나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단기기억 부위인 해마가 즉각적인 피해를 입는 것으로 밝혀졌다.

 

타우는 뇌세포(뉴런) 사이의 신호 전달을 막아 뇌세포를 죽이는 물질이다. 수면부족이 뇌세포에 염증을 일으키고 이로 인해 뇌 단백질(아밀로이드·타우)이 엉겨서 기억을 상실하게 한다는 말이다. 기억을 잘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수면이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잠시 깜빡하는 건망증이라고 쉽게 생각해서는 안된다. 가장 좋은 방법은 뇌를 자극하는 것이다. 뇌도 근육이기 때문에 사용할수록 더 발달하게 되는 것이다. 몇 가지 생활습관만 바꿔도 건망증을 줄일 수 있다.

 

-식습관 개선·유산소 운동…지속적인 뇌 자극 필요

가장 중요한 것은 앞서 지적했다시피 수면시간이다. 일정한 수면시간을 확보하되 밤 10시 이전에 잠들고 아침에 조금 일찍 일어나는 생활습관이 좋다. 뇌는 잠자는 동안에도 기억을 되풀이 하면서 활동하게 되는데 뇌 호르몬이 왕성하게 분비되는 시간은 밤 10시부터 새벽 2시 사이라고 한다. 최소 7시간 정도는 매일 자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다음은 식습관을 바꾸는 것이다. 기억력을 돕는 것은 항산화 음식이다. 블루베리나 마늘, 당근, 그리고 녹황색 채소 등은 혈액 속의 유해산소를 중화시켜 뇌 활성화를 돕는다. 술은 절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유산소 운동도 해야 한다. 대표적인 유산소 운동은 걷기이다. 매일 1시간30분 정도의 규칙적인 유산소운동은 기억력의 중추인 해마를 성장시켜 사고력과 인지력도 키워준다. 그외 두뇌를 자극할 수 있는 장기나 바둑, 카드게임 등도 권장한다. 지속적으로 뇌를 자극해서 인지와 계산, 사고능력을 동시에 향상시킨다. 스마트폰 대신 책을 읽는 것이 낫다. 1시간 스마트폰보다 10분 독서를 하고, 책의 내용을 요약, 메모하면 기억능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된다.

 

그 외 아침에 일어나서 로즈마리 등 기분 좋은 향기를 맡는 것도 스트레스 감소와 기억력·집중력 향상에 도움이 되고, 껌을 씹는 것도 뇌를 자극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껌을 씹으면 심장박동수가 늘고, 음식물 섭취를 대비한 인슐린 분비가 활발해지면서 뇌를 자극하는 것이 기억력을 향상시키는데 일시적 도움을 준다고 한다.

 

건망증은 '기억력 감퇴'라고 한다. 그런데 굳이 질병처럼 건망증이라고 부르는 것은 이런 이유들이 있다. 단순한 기억력 감퇴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치매라는 심각한 질병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