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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국민투표에서 대통령의 3연임 88.83%로 찬성 통과

nyd만물유심조 2019. 4. 25. 13:34

 

4월23일(현지시간) 이집트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4월20~22일 사흘간 실시된 국민투표에서 대통령의 3연임을 가능하게 하는 헌법 개정안이 88.83%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통과됐다고 이날 뉴욕타임스(NYT)와 CNN 등이 일제히 보도했다.

 

이에 따라 압둘팟타흐 시시 이집트 대통령(64·사진)이 2030년까지 장기 집권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2011년 독재자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을 끌어내렸던 '아랍의 봄'으로 상징되는 이집트의 민주주의는 오히려 더 후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개헌안은 대통령 임기를 현행 4년에서 6년으로 연장하고 3연임까지 가능하게 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지금까지는 대통령의 경우 중임까지 가능했다. 2014년 취임한 시시 대통령은 지난해 재선에 성공해 2022년까지 집권이 예상됐다. 하지만 이번에 대통령 임기가 6년으로 늘어나면서 2024년까지 집권이 연장됐고, 아울러 3선에 도전할 수 있어 사실상 2030년까지 장기 집권 토대가 마련됐다는 관측이다. 사실상 이번 개헌을 통해 시시 대통령의 독재 기반이 강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개헌안에는 입법부와 사법부에 대한 대통령의 임명권을 강화하는 내용도 담겼다. 상원이 새로 구성되는데 상원의원 중 3분의 1은 대통령이 직접 임명한다. 유사시 군의 정치 개입을 가능하게 하는 문구도 포함돼 군의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라신 이브라힘 이집트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은 이번 투표 결과에 대해 "이집트의 미래와 내일을 향한 열망의 가치를 담아 긍정적인 결과가 나타났다"며 "국가와 민주화를 재건하는 단계에서 민주주의를 굳건히 하는 단계로 나아갔다"고 자평했다. 반면 야당인 '빵과자유당' 소속 활동가 엘함 에이다러스는 "이집트 상황이 낙관적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거짓말을 하거나 순진한 것"이라며 "현재 상황은 무바라크 시절보다 나빠졌다"고 비판했다. 그는 시시 대통령이 무바라크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테러리스트로부터 이집트의 안전을 지킨다는 핑계로 비판 세력을 침묵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시시 대통령은 수만 명의 반대 세력을 투옥시키고 뉴스 채널을 폐지하는 등 반대 세력의 목소리를 철저히 탄압하고 있다. 앞서 시시 대통령은 지난해 경쟁자를 모두 제거한 끝에 97%의 압도적인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개헌안 투표 과정에서 정부의 개입이 있었다고 주장한다. 카이로에 거주하는 한 노동자는 NYT와 인터뷰하면서 투표의 대가로 설탕 등 식료품이 담긴 상자를 선물받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유권자는 투표의 대가로 소액의 현금 지급을 약속받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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