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시대 반야심경 동판 공개
신라시대 반야심경 동판이 고서화 수집가 편영우(78)씨에의해 10월23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 로비에서 소개되었다.
1300여년 만에 모습을 드러낸 이 동판경은 신라 제33대 성덕왕(재위 702∼737)이 즉위한 지 2년 후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摩訶般若波羅蜜多心經)', 즉 '반야심경'이다.
'반야심경'은 260자밖에 되지 않는 짧은 경문이지만, 대승불교와 소승불교 경전의 내용을 응축하고 있다. 예불 등 모든 불교 예식에서 지송되고 있는 이유다. 많은 번역본이 있으나 일반적으로 당나라 현장이 번역한 것이 독송되고 있다.
이 동판경이 진품으로 검증된다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불경으로 기록될 수 있다. 기존의 최고(最古) 불경은 국보 196호 '신라 백지묵서 대방광불화엄경(新羅白紙墨書大方廣佛華嚴經)'으로 경덕왕 13년(754) 연기 법사가 자기 부모를 위해 필사한 것이다.
서화·유물 컬렉터 편영우(78)씨가 1986년 7월 일본 오사카 재판소 뒷골목 골동품 거리에서 중국 유물과 함께 이 동판경을 구입, 보관해 왔다.
"당시 5000달러에 샀지만, 특히 이 동판경은 현재 그 값을 정하지 못할 한국의 국보급 문화재"라고 강조했다. 편씨가 소장한 동판경은 표지 1판을 포함, 모두 8판으로 이뤄져 있다. 가로 14㎝, 세로 13㎝ 크기에 무게 약 310g인 동판마다 반야심경 구절과 불상이 새겨져 있다.
표지 동판에는 '성덕왕 2년 봉행(聖德王 二年 奉行)'이라고 양각돼 있다. 1316년 된 동판으로 추정하는 근거다.
제1~7판에는 '반야심경' 구절과 불상들이 양각돼 있다. 소장자는 비천상(飛天像)이 새겨진 제1판을 예로 들며 양각 표현이 불상의 아름다움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고 평했다.
'반야심경' 마지막에 붙는 주문 없이 원문만 있는 제7판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7판 내용은 반야심경 원문의 마지막 구절인 '고설 반야바라밀다주 즉설주왈(故說 般若波羅蜜多呪 卽說呪曰)'로 마무리했다.
'반야심경'은 대개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사바하(揭諦揭諦 波羅揭諦 波羅僧揭諦 菩提娑婆訶)'라는 주문으로 끝을 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