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1, 731부대에서 인체실험을 한 카미야 미노루. 그는 진실을 밝히고 사망했다.
사진2, 카미야 노리아키. 그는 부친에게서 전해 들은 731부대의 만행을 전 세계에 알리며, 아베 정부의 전쟁법안을 반대하는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3, 전범 이시이 시로. 731부대를 창설한 인물
7월2일 일본 요미우리신문 보도에 따르면 2차 세계대전 당시 중국의 하얼빈 731부대에서 복무한 카미야 미노루(?·83세 사망)가 죽기 전, 그의 아들 카미야 노리아키(61)에게 제2차 세계대전 당시 731부대에서 복무하며 중국과 러시아, 한국인 포로들에게 인체실험을 400여 차례에 걸쳐 731 세균전 부대가 자행한 만행을 모두 털어놨다.
부모의 증언을 토대로 일본 전역에서 강연회를 열며 ‘전쟁할 수 있는 나라’로 탈바꿈하려는 아베 신조 정부의 전쟁법안(안보법제 법안)을 비판하는 그는 1년 전 뇌출혈로 쓰러져 오른쪽 하반신이 마비돼 휠체어에 의지하면서도 진실을 알리기 위해 지금까지 470회에 이르는 강연과 최근 731부대의 숨겨진 진실을 책으로 출판했다.
일본인인 그가 731부대의 만행을 세상에 알리려는 데에는 부친의 양심 고백과 마주한 후 전쟁의 무서움을 전 세계에 알리고 아베 정부의 평화헌법개정에 반대하는 데서 비롯됐다.
그는 부친이 1940년 731부대에 입대하여 의사의 실험을 도와 생체실험을 했다고 증언했다.
그의 부친은 중국과 소련군 포로 몸을 갈라 벼룩을 집어넣으며 전염병 감염을 확인하고, 감염 후 얼마 만에 죽는지 등을 기록했다.
또 ‘페스트균(흑사병을 일으키는 균) 폭탄’의 파괴력을 알아보기 위해 포로들을 한곳에 모아놓고 ’페스트 폭탄‘을 터뜨리며, 몸에 달라붙은 세균의 수와 전염병 감염 여부를 확인. 증거인멸을 위해 포로들의 시체를 외부로 반출하며 철저히 은폐했다.
일본이 전쟁에서 패한 후에는 부대에서 진행한 실험 등 모든 자료를 파괴하라는 지시와 이를 죽을 때까지 함구하라는 명령이 있었다고 그는 덧붙였다.
그는 처음 이러한 사실을 밝히며 ‘지인의 경험’이라고 둘러댔다. 하지만 우익세력은 그의 강연을 거짓말이라고 비판하며, 일부는 ‘아들에게 피해를 주겠다'는 협박도 서슴지 않았다.
이에 그는 “모두 우리 아버지가 한 일이다”라고 밝히며, 사실을 왜곡하고 은폐하려는 우익들에게 일침과 반박을 가했다.
그의 강연으로 오늘날 많은 일본인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이 저지른 만행과 마주하게 됐지만, 그는 오늘(2일)도 일본 나고야시에서 강연회를 열며 전쟁의 무서움과 과거의 만행을 되풀이해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731부대는 1933년 일본 육군이 설립한 세균전 부대로 ‘방역 급수부’라는 별칭이 있다. 부대는 교토 의대를 졸업한 전범 이시이 시로가 지휘해 ‘이시이 부대’라고도 불렀다. 731부대는 의사, 과학자 등이 참여해 페스트균 등의 세균 무기와 독가스를 개발한 후 중국인 포로에게 인체실험을 실시해 수많은 희생자를 냈다.
특히 만주지역에서 체포된 우리나라와 중국 전쟁포로, 항일운동가들도 이곳으로 옮겨져 희생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하얼빈 731부대 죄증 진열관이 생존자와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조사한 결과 생체실험으로 희생된 사람은 1549명으로 확인됐다.
확인된 한국인 희생자는 6명으로 알려졌지만, 250여 명이 희생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