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Barack Obama·56) 미국 대통령이 1월10일(현지시간) 퇴임을 열흘 앞두고 자신의 정치적 고향 시카고의 대형 컨벤션센터인 매코믹 플레이스에서 대통령 임기 마지막 대중 연설을 했다. 파란색 넥타이 정장차림을 한 그는 연설 내내 울먹이는 청중을 향해 특유의 담담한 목소리로 ‘희망’을 이야기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연단에 등장하자 컨벤션센터를 가득 메운 관중들은 일어나 열광했다. 이제 자리에 앉으라는 권유에도 불구하고 환호가 계속되자 오바마 대통령은 아무도 내 지시를 안 따르는 것을 보니 레임덕이 맞다는 농담으로 연설을 시작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8년간 내가 여러분들에게 배웠고 여러분들이 나를 더 나은 대통령이 되게 했다며 미국 국민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서 경제회복과 오바마케어, 쿠바와의 국교 정상화 등 외교적 업적을 열거한 뒤 "우리가 시작할 때보다 미국은 더 좋고 강한 곳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또 "바로 그게 우리가 한일, 여러분들이 이끌어낸 변화"라며 거듭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강조했다.
그는 "보통 사람들이 참여하고 관여하고 서로 힘을 모으고 요구할 때에만 변화가 일어난다는 것을 배웠다"며 "8년이 지난 지금도 이를 믿으며 이는 나만의 믿음이 아니라 두근거리는 미국의 심장"이라고 역설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분 단위로 올라오는 워싱턴의 뉴스 폭풍 속에서 시각을 잃기 쉽지만 미국의 역사는 분마다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세대에 걸쳐 이뤄진다"면서 "부모와 교사, 참전용사, 시민의 요청에 부응하는 이웃들이 미국의 이야기를 함께 써왔다"고 강조했다.
또 "민주주의는 항상 힘들었지만 크게 보면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면서 국민을 다독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특히 "부시 대통령이 그랬던 것 처럼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에게도 순조롭게 정권을 이양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연설은 지난 8년전 대선 당시 선거 구호였던 "예스 위 캔(Yes We Can)"의 재현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는 할 수 있다, 우리는 해냈다(Yes We Did)"는 말로 연설을 마무리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 도중 부인 미셸 여사와 딸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면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조 바이든 부통령 부부를 향해서는 "형을 얻었다"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