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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분(秋分)

nyd만물유심조 2024. 9. 21. 19:30


추분(秋分)은 24절기의 열여섯 번째로 태양 환경이 180도가 되는 때를 말한다. 추분 이후 부터는 차츰 낮이 짧아져 바야흐로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다가옴을 느낄 수 있다.  춘분과 더불어 낮과 밤의 길이가 같으므로 이 날을 중심으로 계절의 분기점 같은 것을 의식하게 된다. 기상학적으로 가을이 시작되는 시점도 추분 전후이다.

추분에는 벼락이 사라지고 곤충들은 땅속으로 숨고 물이 마르기 시작하며 태풍이 부는 때이다. 농가에서는 이 시기에 맞추어 깻잎, 고구마 등을 수확했고 목화와 고추를 따기도 했다. 또 겨울을 대비해 늦여름에 말린 호박고지, 조롱박 등을 저장, 보관하기도 했다.

추분과 춘분은 기온을 비교해보면 추분이 약 10도 정도가 높다. 이는 여름의 더위가 아직 남아 있기 때문이다. 추분에는 벼락이 사라지고 곤충들은 땅속으로 숨고 물이 마르기 시작하며 태풍이 부는 때라고도 하였다. '추분이 지나면 우렛소리 멈추고 벌레가 숨는다.'는 속담도 있고, 덥고 추운 것도 추분과 춘분까지이다 라는 말이 있다.

춘분과 추분에 일어나는 또 다른 흥미로운 현상은 태양이 정동에서 뜨고 정서로 진다는 것이다. 이는 동서남북이 없는 북극과 남극을 제외하고 지구 상의 어느 곳이든 마찬가지이다. 그 이유는 우리가 어디에서 있든 지평선 상에서 정동 쪽과 정서 쪽 지점은 천구의 적도와 지평선의 교차점에 해당한다. 춘분과 추분에는 태양이 천구의 적도 바로 위에 위치한다. 이러한 이유로 춘분과 추분 당일 태양은 지구 전체에서 정동에서 떠서 정서 쪽으로 지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 위치에서 동쪽과 서쪽이 어디에 있는지 확인하려면 춘분과 추분에 밖에 나가 해가 뜨고 지는 방향을 살펴보면 된다.

조선시대에는 추분에 국가에서 백성의 장수를 기원하는 노인성제(老人星祭)를 지냈으며 추분의 날씨를 보고 이듬해 농사를 점치는 풍속도 있었다. 건조한 바람이 불면 다음해에 대풍이 든다고 여기며 날씨가 맑으면 흉년이 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만약 추분이 사일(社日) 앞에 있으면 쌀이 귀하고 뒤에 있으면 풍년이 든다고 믿었다고 한다.

추분은 계절의 변화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시기이다. 추분이 되면 나뭇잎이 초록빛에서 붉은빛이나 누런빛으로 변해 전국이 단풍으로 물들기 시작하며 여러 가지 맛있는 가을 재료를 이맘때 거둬 말려 묵나물을 만들 준비를 했다고 한다. 제철 음식으로는 고등어, 광어, 갈치, 가지, 버섯, 호박고지, 박고지, 깻잎, 고구마순 등이라고 한다. 벼를 수확하기 위해서는 논의 물을 빼야 한다. 논의 물을 빼면 논에 살고 있던 미꾸라지들이 논바닥으로 들어가기 시작하는데 이때 잡은 미꾸라지를 가을 물고기라고 해서 秋魚라고 하며 미꾸라지로 만든 탕이 추어탕이다. 

※사일(社日)이란 :
사(社)는 땅귀신을 의미한다. 춘추로 2회 있는데 봄의 것을 춘사일(春社日), 가을 것을 추사일(秋社日)이라 한다. 춘사일은 입춘 후 제5무일(戊日)로, 3월 17∼26일에 있으며, 추사일은 입추 후 제5무일로, 9월 18∼27일에 들게 된다. 제비는 춘사에 날아와서 봄을 알리고, 추사에 떠나 가을을 알린다고 한다. 춘사에는 부지런히 일하자는 뜻에서 그리고 추사에는 풍성하게 된 것을 기뻐하자는 뜻에서 지신(地神)과 농신(農神)에게 제를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