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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치 'OECD 학업성취도 평가' 분석, 韓, 수학 성취도 하락 심각

nyd만물유심조 2024. 8. 21. 19:54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00년부터 2022년까지 3년마다 주요국의 만 15세 학생을 대상으로 읽기, 수학, 과학 성취도를 평가하는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를 실시해왔다. 가장 최근 시행된 ‘PISA 2022’에는 전 세계 2900만 명을 대표해 81개국에서 약 70만 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치러진 첫 대규모 평가다. 2023년 12월 발표된 PISA 2022 결과를 소개한다.

PISA에서 최상위 성취를 보인 아시아 6개국의 장기 성취도 추이는 국가별로 차이가 있으며, 이는 각국의 미래 교육 전망을 예측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된다. 성취도가 꾸준히 향상된 곳으로는 마카오와 싱가포르를 꼽을 수 있다. 마카오는 지난 20년간 읽기에서 12점, 수학에서 25점, 과학에서 32점 상승했으며, 싱가포르는 읽기에서 17점, 수학에서 13점, 과학에서 19점 올랐다. 일본과 대만은 20년 동안 비교적 안정된 성취도를 유지한 안정형 대표주자다.

반면, 그간의 높은 성취 수준에도 불구하고 하락세를 보여 우려의 시선이 늘어난 국가도 있다. 바로 한국과 홍콩이다. 홍콩은 2014년 민주화 운동인 ‘우산 혁명’이 좌절한 이후 읽기에서 25점, 수학에서 10점, 과학에서 22점 하락했다. 이는 정치적 불안정이 교육 현장의 질적 저하를 초래한 결과로 해석된다. 한국은 읽기에서 10점, 수학에서 15점 떨어졌다. 과학은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아시아 6개국 중 수학 성취도가 꾸준히 하락한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며, 최근에는 읽기 성취도까지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한국이 평균 점수에선 여전히 ‘우수’하지만 장기적으로 하락세를 보이는 것은 하위권 학생들의 성적 저하와 하위권 비율 증가 때문이다. 지난 20년간 한국은 아시아 6개국 중 읽기, 수학, 과학 세 영역 모두에서 하위 10% 학생들의 성취 수준이 꾸준히 저하된 유일한 국가다. 반면 마카오와 싱가포르는 수학과 과학에서 하위권 성적이 향상됐고, 일본과 대만은 하위권 성적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읽기, 수학, 과학에서 하위권(레벨2 이하) 비율이 증가한 국가는 한국과 홍콩뿐이다. 한국은 10년간 읽기, 수학, 과학 하위권 비율이 각각 7.0%, 7.1%, 7.1% 증가했다. PISA는 레벨2 이하 성취를 보인 학생들을 기초학력 부족으로 간주하며, 향후 학습에서 성공하기 어려운 학생으로 평가한다.

한국 교육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는 수학이다. 한국은 아시아 6개국 중 수학에서 하위권 비율이 증가하고 상위권 비율이 감소한 유일한 국가다. 한국은 사회·경제적 배경과 관계없이 모든 학생의 수학 성적이 하락하고 있다. 특히 성취도 하위 10% 학생의 성적 하락 폭이 상위 10% 학생의 성적 변동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상위권과 하위권 학생 간의 교육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

PISA의 수학 평균 성취도 추이(2000~2022년)는 한국 수학 교육의 문제를 명확히 보여준다. 한국은 수학 교육의 근본적인 혁신 없이는 현재의 성취도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홍콩의 성적 하락은 정치적 불안정에 기인하지만, 한국은 20년 동안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였기에 수학 교육의 혁신이 절실하다.

이런 상황에서 그동안 교육당국이 추진한 수학교육과정의 난도 하향 조정이나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심화수학을 제외하는 정책은 오히려 PISA 장기 추이 결과에 역행하는 처사라고 볼 수 있다. 세계 선진국들은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중심의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국가경쟁력의 기초를 수학교육 강화에서 찾고 있다. 한국이 미래사회에서 국가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반도체와 AI산업의 기초가 되는 수학 교육의 혁신이 시급하다.

수학뿐만 아니라 읽기와 과학 영역에서도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들을 조기에 발견하고 지원할 수 있는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방치하면 국가경쟁력이 심각한 위기에 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