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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로(寒露)는 24절기 가운데 17번째 절기로 날씨가 선선해짐에 따라 이슬이 찬 공기를 만나 서리로 변하며 '찬이슬'이 내린다는 시기이다.
한로를 기점으로 낮밤간의 일교차가 커지며, 9월까지는 비가 온 다음날은 더운 날씨를 불러온 때와 달리 이때부터는 반대로 추워진다.
한로에는 가을 단풍이 짙어지고 제비 같은 여름새와 기러기 같은 겨울새가 교체되는 시기이며 찬 이슬이 내리고 날씨가 쾌청해 곡식과 과일이 잘 무르익는 절기다. 추수 막바지의 농촌은 오곡백과를 수확하기 위해 타작이 한창이고, 산수유도 붉게 물들어간다.
이날에는 높은 산에 올라가 머리에 수유를 꽂으면 잡귀를 쫓을 수 있다고 믿었다. 이는 수유열매가 붉은 자줏빛으로 붉은색이 벽사력(辟邪力)을 가지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또한 한로와 상강 무렵에 서민들은 시식으로 추어탕(鰍魚湯)을 즐겼다. "본초강목(本草綱目)"에는 미꾸라지가 양기(陽氣)를 돋우는 데 좋다고 하였다. 가을에 누렇게 살찌는 가을 고기라 하여 미꾸라지를 추어라 한 듯하다. 또 다른 제철 음식으로는 고구마와 대추, 새우, 게장, 홍합, 호박 등이 있다. 또 국화가 제철이기에 국화전, 국화주를 즐긴다.
속담으로는 "곡식은 찬이슬에 영근다", "한로 상강에 겉보리 간다(파종한다)"라는 말이 있다. 한로~상강 시절이 보리를 이모작 하기 좋은 철이라는 의미이다. 겨울 철새들이 찾아오고 반면 여름 철새들은 남쪽(강남)으로 간다. "제비도 한로 지나면 남으로 간다." "제비는 청명부터 한로까지다"라는 말이 있다.
김형수(金逈洙)의 ‘농가십이월속시(農家十二月俗詩)’에 보면 한로와 상강에 해당하는 절기의 모습을 “초목은 잎이 지고 국화 향기 퍼지며 승냥이는 제사하고 동면할 벌레는 굽히니”라고 표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