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8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대선에서 정치 경력이 전무한 ‘아웃 사이더’인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워싱턴 정치’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누르고 제45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됐다. 트럼프 당선자는 11월9일 오전 2시30분쯤 선거인단 276명을 확보해 대선 승리에 필요한 선거인단 270명을 넘겼다.
트럼프 당선자는 이날 오전 2시48분쯤 뉴욕의 트럼프 선거운동본부에서 “이제는 공화당과 민주당, 무당파를 비롯해서 모두 함께 하나의 국민이 되자”면서 “일부 사람들이 저를 지지하지 않았지만 그들과 함께 단합해서 위대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선거 기간 ‘미국 우선주의’를 기치로 내걸었던 트럼프는 “미국을 우선하겠지만, 모든 국가를 공정하게 다루겠다”고 말했다. 지지자들은 “USA”를 연호했다.
트럼프의 대선 승리는 2차대전 이후 형성된 엘리트 중심 미국 질서의 근본적 변화를 예고한다고 미 언론은 분석했다. 트럼프를 밀어올린 힘은 세계화 과정에서 소외된 노동자층(저학력·저소득층)이었다. 전통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했던 노동자층은 이번 대선에서 불법 체류자를 내쫓고 일자리를 미국으로 되돌리겠다고 공약한 트럼프에 환호했다. ‘미국 우선주의’를 외친 트럼프의 대외정책은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에 경보음을 울렸다.
***부통령에는 마이크 펜스(마지막사진)
마이크 펜스(57·사진) 미국 부통령 당선자는 도널드 트럼프와는 달리 풍부한 정치경력을 쌓아온 정통파 정치인이다. 그는 변호사, 라디오와 TV 토크쇼 사회자 등으로 활동하다가 정치인으로 변신했다. 그는 2001년부터 2013년까지 인디애나주 6구역에서 연방 하원의원을 지냈다. 그는 2009년부터 2011년까지는 공화당 의원총회 의장을 역임했고, 2012년 중간선거에서 인디애나 주지사에 당선됐다.
트럼프가 아웃사이더 이미지로 기대감과 불안감을 동시에 주는 반면에 펜스 당선자는 안정감을 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트럼프가 공화당의 전통적인 노선을 벗어날 때가 있지만 펜스는 공화당의 정통 보수파로 분류된다. 펜스는 보수주의 우파 대중운동인 ‘티파티’ 계열이다. 그는 2006년에 하원의장에 도전했다가 존 베이너에게 패배한 바 있다. 펜스는 2008년과 2012년 대선에 공화당 후보 도전을 진지하게 검토했을 정도로 야심가이다.
펜스는 부통령 후보 TV토론에서 민주당의 팀 케인을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았다. 차분한 어조로 설득력 있게 논리를 전개해 공화당의 가장 유력한 차기 주자로 거론됐다. 펜스는 선거전 과정에서도 트럼프의 무슬림 미국 입국 반대 등 극단적인 입장에는 동의하지 않는 등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의 강한 개성으로 인해 러닝메이트로서 존재감이 약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는 복음주의 개신교 신자로 종교적 신념을 정치노선에 투영해 왔다. 그는 정치인이기에 앞서 신앙인이라는 신조를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자영업자가 종교적인 신념을 이유로 고객과 직원의 요구를 거절하는 내용의 ‘종교자유보호법’에 서명해 발효했다. 이는 성적 소수자의 권익을 제한한다는 이유로 미국 사회 일각에서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동성결혼과 낙태에 반대하는 사회적 보수주의자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