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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공군의 CF-18 호넷 전투기
미국은 2월12일 또다시 미시간주 휴런 호 상공에서 ‘중국 풍선’으로 추정되는 미확인 비행물체를 격추했다. 지난 2월4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인근 바다에서 미국을 가로질러 난 중국 스파이 풍선을 격추한 데 이어, 벌써 4번째다.
2월10일에는 미국 알래스카주를 가로지른 뒤 북극점으로 향하던 비행물체를 격추했고, 2월11일에는 알래스카주 옆 캐나다의 유콘 준주(準州ㆍTerritory) 상공에서도 캐나다 공군과 함께 출동해 비행물체를 격추했다.
2월12일 격추에는 F-16 전투기가 동원됐고, 앞서 2월4일, 10일, 11일 격추에는 지구 상에서 가장 강력하다는 F-22 전투기가 동원됐다. 하지만, 4건 모두 미 공군은 F-22와 F-16에 장착된 사이드와인더 미사일을 발사했다.
미국은 아직 2~4번째 격추된 비행물체를 누가 띄운 것인지, 목적과 크기는 뭔지를 밝히지 않았다. 모양도 제각각이어서, 알래스카 풍선은 원통형에 소형 차량 크기였다. 미 연방 상원의 민주당 대표인 척 슈머 의원은 ABC 방송에 “4일 격추된 것보다 훨씬 작고, 서로 다르다. 정보 관리들은 이 비행물체들도 ‘감시 풍선’인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의 친(親)정부 네티즌들은 2월4일 미국의 최초 격추가 있은 뒤에, “싸구려 풍선을 떨어뜨리는데, 40만 달러(약 5억 원)짜리 미사일을 쐈다”고 중국 인터넷에서 조롱했다.
하지만, 미국은 왜 실제로 이런 스파이 풍선, 비행물체를 떨어뜨리는 데에 40만 달러짜리 미사일을 발사했을까. 이 미사일은 한국을 비롯해 전세계 40개국 공군이 사용하는 미사일이다. 풍선 하나를 떨어뜨리려고 2억1600만 달러짜리 전투기(F-22)에서 40만 달러짜리 사이드와인더 A2A를 발사한 것이다.
가장 큰 이유는 이 풍선, 비행물체의 고도(高度) 때문이다. 4일 격추된 중국 스파이 풍선은 6만5000 피트 상공(19.8㎞)을 날고 있었다. 10일 알래스카 상공에서 격추된 비행물체는 4만 피트(12.2㎞), 캐나다 유콘 준주에서 격추된 것도 4만 피트 이상이었다.
반면에, F-22 전투기를 제작한 록히드 마틴은 이 전투기의 최대 상승 고도를 10마일(16㎞)로 밝혔다. 4일 격추 당시에 중국의 스파이 풍선이 대서양에서 5만8000피트(17.7㎞)까지 내려왔지만, F-22는 여기까지 오를 수 없다. F-22는 20㎜ 구경의 M61A2 벌컨포를 장착하고 있다. 이 벌컨포의 유효사거리는 600m. 단순 계산해도, 여전히 1.1㎞ 못 미친다. 따라서 일부에선 F-22로서도 종류에 따라 38만~40만 달러하는 사이드와인더 AIM-9X 공대공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이 없었을 것으로 본다.
미 공군은 격추 과정을 정확히 밝히지 않고 있으나, 4만 피트(12.1㎞) 이상을 나는 알래스카, 유콘 비행물체에 대해서 이 미사일을 발사했다.
한편, 12일의 미시건주 휴런 상공에서 발견된 비행물체는 불과 6㎞ 상공을 날고 있었다. 따라서 이번엔 5만 피트(15.4㎞)까지 상승할 수 있는 F-16 전투기가 출격해 격추했다. 하지만, 이 때에도 기관포를 쏘지 않고 같은 미사일을 발사했다.
왜 미 전투기가 기관포를 쏠 수 있는 고도에서도, 미사일을 발사했을까.
이와 관련, BBC 방송은 지난 1998년 캐나다가 올린 과학용 풍선이 고장 났을 때에 캐나다 공군의 전투기의 격추 과정을 소개했다. 1998년 8월말 캐나다우주국(CSA)과 환경부, 미국 덴버대가 오존층 파괴 현상을 조사하기 위해 서스캐처원주에서 올린 헬륨 가스 풍선은 2,3일 공중에 머물다가 내려올 예정이었지만 오작동을 일으켜 대서양을 건너갔다.
이 풍선의 크기는 25층 규모였다고 한다. 땅에 펼쳐 놓으면, 풋볼 경기장 5개를 덮을 수 있는 면적의 풍선이었다. 4일 격추된 중국 스파이 풍선도 엇비슷한 크기로, 길이가 200 피트(약 60m)였다.
당시 10㎞ 상공까지 오를 수 있는 캐나다 공군의 F-18 전투기가 발진해 20㎜ 구경의 M61A1 1000발을 쐈지만, 풍선에 충격을 주기에는 약했다.
이 풍선은 미국과 영국 공군이 계속 추적하는 가운데, 9일이 지나서야 핀란드의 머리어함 섬에 내려앉았다.
당시 이 과학 풍선을 제작했던 캐나다인 엔지니어 데일 소머펠트는 BBC 방송에 “그때 세 나라 공군이 이를 격추하려고 했지만, 이 기구(氣球)에서 가스를 빼내기에는 충분하지 않았다”며 “기관포탄이 풍선에 맞았겠지만, 풍선의 크기에 비해서 그런 작은 구멍들로는 풍선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