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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은 올해는 한강에서 12월 25일 아침 결빙이 관측됐다고 밝혔다. 이번 결빙은 평년값인 1월10일보다 16일, 2020년보다는 15일 빠른 것이다. 지난해는 결빙이 관측되지 않았다. 이번 결빙은 2000년대 들어 네 번째로 빠른 날짜이기도 하다. 2000년대 들어 가장 빨랐던 한강 결빙은 2017년으로 12월15일이었다. 이어 2005년(12월18일), 2012년(12월24일)순이었다.
기상청은 한강대교 두 번째와 네 번째 교각 상류 100m 부근 띠 모양 구역이 결빙됐을 때 한강이 얼었다고 판단한다. 결빙은 얼음으로 인해 수면이 완전히 덮여서 수면을 볼 수 없는 상태이며 얼음의 두께와는 무관하다.
최근 일부 한강변이나 다리 밑에서 살얼음이 관측되고 있지만 한강 결빙이 발표되지 않은 이유는 추위가 충분히 지속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통상 한강 결빙은 서울의 일 최저기온이 영하 10도 이하인 날이 4~5일가량 지속할 때 나타난다. 이달 들어 평년보다 낮은 추운 날이 많았지만, 실제 서울의 일 최저기온이 영하 10도 이하로 나흘 이상 지속한 적은 없었다.
한강 결빙을 결정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변수는 바람이다. 바람이 강할수록 한강의 유속이 빨라지기 때문에 강이 잘 얼지 않는다. 실제로 최근 30년 동안 크리스마스인 12월 25일 이전에 한강이 결빙한 건 3번에 불과하다. 올겨울 가장 낮은 체감온도를 기록한 23일에도 수도권 서쪽에 강풍주의보가, 서해안에 풍랑주의보가 내려질 정도로 바람이 강하게 불었다.
기상청은 “12월은 대륙고기압이 우리나라로 확장하는 시기여서 바람이 대체로 강하기 때문에 한강이 잘 얼지 않는다”며 “대륙고기압이 한반도에 자리 잡는 1월에 한파가 길어지면 한강 결빙이 관측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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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을 관통하는 한강은 한겨울 추위의 기준으로 인식됐다. 기상청은 한강 결빙 관측을 1906년부터 시작했다. 노량진(당시 노들나루)이 한강의 주요 나루여서 사람이 접근하기 쉽고 강을 건너는 데 중요한 곳이었기 때문에 기준 지점으로 선정했다고 한다. 그 후 110여 년 동안 한강이 얼지 않은 해는 지난 겨울을 포함해 총 9번으로 손에 꼽을 정도다. 1950년 대만 해도 피겨스케이팅 대회를 열 정도로 한강이 꽁꽁 얼었다.
최근에는 기후변화와 도시화의 영향으로 한강이 얼어있는 걸 보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100년 전만 해도 두 달 넘게 한강이 얼어있었던 해가 많았지만, 2000년 이후에는 한 달 이상 한강이 얼었던 해가 4번밖에 없다. 특히, 결빙이 없었던 2019년 겨울은 서울 평균 최고기온이 6.1도로 역대 가장 높았다. 이듬해 한강이 얼었던 기간은 사흘에 불과했고, 지난 겨울에는 또 한강 결빙이 관측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