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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동

nyd만물유심조 2022. 11. 4. 18:19


立冬은 24절기 중 열아홉 번째 절기로 이날부터 겨울에 들어선다고 하였다.

흔히 겨울의 시작이라고 하지만 입동 무렵까지는 최고기온이 15도 안팎으로 오르기도 하는 등 온화한 편이고 겨울 추위를 딱히 보이지도 않는다. 여느 24절기가 다 그렇듯 실제 시작은 더 늦어 小雪 무렵에 겨울이 시작된다. 다만 강원산간과 강원영서북부, 경기북부, 일부 충북등은 입동에도 춥다. 이즈음 동면하는 동물들이 땅 속에 굴을 파고 숨으며, 산야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풀들은 말라간다.

입동 무렵에는 밭에서 배추와 무를 뽑아 김장을 하기 시작한다. 입동 전 후 5일 내외에 담근 김장이 맛이 가장 좋다고 하여, 입동 날짜 즈음에 김장을 많이 한다. 이 김장 풍습은 고려시대 때부터 전해지는 것으로 무를 소금에 절여 보관하고 채소를 가공하여 저장하는 '요물고'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또 다른 입동음식으로는 치계미(雉鷄米)가 있는데 치계미는 말 그대로 꿩, 닭, 쌀을 주재료로 한 음식으로 원래 '사또 밥상에 올릴 반찬값으로 받는 뇌물'이라는 뜻이지만 입동 때는 추운 겨울 기력이 떨어질 수 있는 어르신들을 마을 한 곳에 모시어 사또 밥상 올리듯 치계미를 대접하며 경로잔치를 벌였다고 한다. 이때 돈이 없어 치계미를 준비하지 못한 서민들은 도랑에서 미꾸라지를 잡아 추어탕을 대접했는데 이를 도랑탕 잔치라 했다고 한다.

제철 음식으로는 한라봉, 굴, 과메기, 시래기 된장국, 시루떡, 추어탕, 소고기무국, 신선로, 가리비, 꼬막, 유자, 사과 등이 있다. 한편, 옛사람들은 벼를 추수한 뒤에 논에 떨어진 이삭을 줍지 않았다. 입에 풀칠을 하기 힘든 누군가의 양식으로 남겨둔 것이다. 조상들은 또 감을 딸 때 겨울에 배를 곯을 까치를 위해 감 몇 개를 남겨두기까지 했는데 이를 ‘입동 까치밥’이라고 했다.

농가에서는 붉은 팥으로 시루떡을 만들어 곳간과 마루 그리고 농사철에 애 쓴 소를 기르는 외양간에 입동 고사를 지냈다고 한다. 입동을 즈음하여 점치는 풍속도 여러 지역에 전해오는 데, 이를 ‘입동보기’라고 한다. 충청도 지역에서는 속담으로 “입동 전 가위보리”라는 말이 전해온다. 입춘 때 보리를 뽑아 뿌리가 세 개이면 보리 풍년이 든다고 점치는데, 입동 때는 뿌리 대신 잎을 보고 점친다. 입동 전에 보리의 잎이 가위처럼 두 개가 나야 그해 보리 풍년이 든다는 속신이 믿어지고 있다. 또 경남의 여러 지역에서는 입동에 갈가마귀가 날아온다고 하는데, 특히 경남 밀양 지역에서는 갈가마귀의 흰 뱃바닥이 보이면 이듬해 목화 농사가 잘 될 것이라고 점친다. 이러한 농사점과 더불어 입동에는 날씨점을 치기도 한다. 제주도 지역에서는 입동날 날씨가 따뜻하지 않으면 그해 겨울 바람이 심하게 분다고 하고, 전남 지역에서는 입동 때의 날씨를 보아 그해 겨울 추위를 가늠하기도 한다. 대개 전국적으로 입동에 날씨가 추우면 그해 겨울이 크게 추울 것이라고 믿는다.

또 입동보기라 하여 지방마다 점을 치는 풍습이 있었다고 한다. 제주도에서는 입동 당일 날씨가 따뜻하지 않으면 그해 겨울 칼바람이 휘몰아칠 것이라고 예견했고, 경남지방에서는 입동 때 날아오는 갈까마귀의 흰색 배 바닥이 보이면 이듬해 목화 농사가 잘 될 것이라 믿었다고 한다.

정학유(丁學遊)의 농가월령가(農家月令歌)  ‘시월령’ 첫머리를 보면 김장에 대한 노래로 시작하고 있다.
“시월은 초겨울이라 입동 소설 절기로다. 나뭇잎 떨어지고 고니 소리 높이 난다. 듣거라 아이들아 농사일을 필하도다. 남은 일 생각하여 집안일 마저 하세. 무 배추 캐어 들여 김장을 하오리라. 앞 냇물에 정히 씻어 소금 간 맞게 하소. 고추 마늘 생강 파에 젓국지 장아찌라. 독 곁에 중두리요 바탱이 항아리라. 양지에 움막 짓고 짚에 싸 깊이 묻고, 장다리무 알밤 말도 수월찮게 간수하소.”
정학유는 시월 입동 농가가 할 첫째 일로 김장을 이야기하면서, 김장의 재료와 담는 과정 그리고 김장독 묻는 일까지 자세히 알려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