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立春과 立春帖

nyd만물유심조 2020. 1. 30. 21:27

 

 

 

 

 

2월4일은 올해 24절기의 첫 번째인 입춘(立春)이다. 입춘이란 봄의 길목에 든 봄의 첫날이다. 입춘은 시작과 풍요, 부활의 뜻을 가진 봄이 찾아왔음을 알리는 그야말로 최고의 날이다.

 

입춘 전날인 2월3일은 절분(節分)이라고 하는데, 철의 마지막이라는 뜻이다. 아직 겨울바람이 차갑지만, 2월3일은 겨울이 끝나는 셈이다. 선조들은 입춘을 새해 시작으로 본 것이다.

 

이제 입춘절의 의미를 되새겨 부활의 날갯짓을 시작해야 한다. 입춘은 새 철이 드는 날로, 바로 봄이 신호를 울리는 날이다. 입춘이 되면 농가에서는 농사준비에 나섰다. 겨우내 광에 넣어두었던 농기구를 꺼내 손질하고 한 해 농사에 대비했다. 집안 정리와 먼지를 털어내고 청신한 기운을 불러들였다. 바야흐로 바빠지기 시작하는 때였다.

 

근래들어 다시 많이 쓰고 있지만 입춘첩(立春帖)을 써붙였다. 입춘첩은 궁중에서 신하들이 지어 올린 시(詩) 가운데 가장 좋은 것을 골라 썼던 것에서 유래했다. 가장 많이 쓰이는 글귀는 '立春大吉(입춘대길)'과 '建陽多慶(건양다경)'. 한 해의 무사함과 풍년을 기원하며 집안의 대문이나 기둥에 붙였다. 건양다경(建陽多慶)을 쓰게 된 유래는 고종황제 즉위 이후 ‘건양(建陽)’이 연호로 사용된 다음부터 써 붙였던 것이 지금까지 이르게 되었다고 한다.

 

그 해의 복을 비는 풍속도 있었다. '해넘이'라 이름 지어진 입춘 전날 밤에 방이나 문에 콩을 뿌려 귀신이나 악귀를 쫓아내고 새해와 새날을 맞으려 했다. 입춘 때 내리는 비는 만물을 소생시킨다고 해서 몹시도 반겼다. 이 빗물을 입춘수라 했는데, 부부가 함께 마시고 동침하면 아들을 낳는다는 속신(俗信)도 있었다.

 

풍년농사를 기원하는 놀이도 벌였다. 제주도의 입춘굿과 함경도의 목우(木牛)놀이가 대표적이다. 제주도의 입춘굿은 1930년대까지도 남아 있었다고 한다. 경기도에서는 농민들이 '맥근점(麥根占)'이라 해서 보리뿌리를 뽑아 성장상태를 살펴보고 한 해 농사를 점치기도 했다.

 

입춘절식(節食)도 해먹었다. 양평과 연천 등 경기도 여섯 고을에서 왕실에 진상한 움파와 멧갓, 승검초 따위의 햇나물을 겨자에 버무려 오신반(五辛盤)이라는 생채무침을 만들어 수라상에 올렸다. 민간에서도 이를 본떠 파와 마늘, 달래, 부추, 무릇, 미나리 등 햇나물 가운데 다섯 가지 색깔의 나물을 무쳐 먹었다.

 

입춘은 나라 화합의 깊은 뜻도 갖고 있었다. 새로운 해가 시작되는 입춘절에 오색과 오미를 지닌 신선한 야채로 입맛을 돋구고 겨울에 모자랐던 영양소를 채워 기운을 나게 했다. 또 오색나물은 나라에는 사색당쟁을 초월해서 정치화합을, 백성들에게는 가정의 화목을 가져다 줄 것을 상징한 것이다. 조상들의 심오한 음식철학을 엿볼 수 있다.

 

미국이나 적잖은 유럽국가에서는 3월 21일께 즉, 춘분을 봄의 시작으로 여긴다. 북반구 온대지역을 기준으로 하면 이 시기 날씨가 대체로 가장 '봄 같아지기' 때문이다. 아시아 권에서는 입춘을 봄의 시작으로 간주하는 곳이 적지 않다. 입춘과 춘분 사이에 대략 한달 반이라는 격차가 있다. 봄 시작 시점을 나라마다 다르게 보는 것이다.

 

올해 대문,기둥등에 입춘첩 (立春帖) 붙이는 시간은,

입춘날 : 2020.02.04 (화)

입춘시 : 저녁 18시 02분. 

 

☆입춘대길 건양다경의 유래

입춘대길이란 말은 조선 중기의 문신 우암 송시열 (1607~1689)의 글에서 인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조선왕조 실록은 그 주장이 사실이 아님을 명백하게 보여준다. 즉, 선조 26년(1593년) 승정원에서 ‘사변(임진왜란)이 안정되지 않아 춘첩자를 지어 바치지 못했으니 입춘대길이라는 넉자를 정성스럽게 써서

행궁(行宮) 안팎에 붙이는게 좋겠다’고 건의했고 임금이 수용함으로써 춘첩자로 나붙게 된 것이다.

이는 조선 왕실에서 입춘대길이란 문구를 춘첩으로 사용한 첫기록이다. 그 시기 또한 송시열의 생몰 연대보다 100년 이상 앞선다.

 

‘새봄이 시작되니 경사스러운 일이 많기를 바란다’는 뜻을 담은 건양다경은 그 어원이 불분명하다. 두 가지의 유래설이 나돌고 있다. 1896~1897년에 사용된 고종의 연호 ‘건양(建陽)’ 유래설은, 당시 국태민안을 기원하는 뜻에서 집집마다 건양다경이라고 써붙인 것이 시초라고 본다. 하지만 송시열과 비슷한 시기의 문신 미수 허목(1595~1682)의 글에서 인용했다는 설이 설득력 있어 보인다. 후자에 무게가 더 실리지만 고증 자료는 더 필요하다.

 

입춘을 ‘들 입(入)’자가 아닌 ‘설 립(立)’자로 쓰는 것은 ‘立’자에 ‘곧’이라는 뜻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입춘은 ‘곧 봄’이라는 뜻이다.

 

---입춘첩 예

•龍(용) 虎(호)

용(은 복을 부르고) 호랑이(는 재앙을 몰아낸다).

•千災雪消(천재설소) 萬福雲興(만복운흥)

모든 재앙 눈처럼 녹아 없어지고

많은 복 구름처럼 일어나리.

•壽如山(수여산) 富如海(부여해)

산처럼 수하고 바다처럼 부하게.

•富貴安樂(부귀안락) 壽比金石 (수비금석)

집은 부유하고 몸은 귀하여 편안하고 즐거우며 수명은 쇠나 돌처럼 끝이 없으소서.

•去千災(거천재) 來百福(래백복)

모든 재앙 물러가고 모든 복 들어오리.

•福祿正明(복록정명) 長樂萬年(장락만년)

행복을 듬뿍 받아 바르고 빍으며

큰 즐거움 오래 유지하소서.

•立春大吉(입춘대길) 建陽多慶(건양다경)

입춘이 되니 크게 길할 것이요

따스한 기운이 도니 경사가 많으리라.

•和神養素(화신양소) 光風動春(광풍동춘)

조화로운 정신으로 바탕을 기르고

맑고 밝은 바람이 봄을 부른다.

•立春大吉(입춘대길) 民國多慶(민국다경)

입춘이 되니 크게 길할 것이요

백성들의 나라엔 경사가 많으리라.

•和氣致祥(화기치상) 長樂無極(장락무극)

조화로운 기운은 상서로움으로 이어지고

긴 즐거움은 끝이 없도다.

•龍輸五福(용수오복) 虎逐三災(호축삼재)

용은 오복을 들여오고 호랑이는 재앙을 쫓아낸다.

•春和駘蕩 發祥致福

봄은 따뜻하고 한가하며

상서로움이 생겨 행복으로 이어진다.

•國泰民安(국태민안) 家給人足(가급인족)

나라는 태평하고 백성은 편안하며

집집마다 풍족하고 사람마다 넉넉하리.

•龍遊鳳舞 歲樂民喜

용이 놀고 봉황이 춤추니

세월이 즐겁고 백성이 기쁘다.

•雨順風調(우순풍조) 時和年豊(시화연풍)

절기가 순조로우니 화평하고 풍성한 세월이 되겠네

•天下太平春 四方無一事

온 세상 태평한 봄이요 사방 어느 곳에도 탈 없기를

•堯之日月(요지일월) 舜之乾坤(순지건곤)

요임금,순임금 때처럼 모든 것이 평화롭게.

•天上近三陽 人間五福來

하늘은 삼양에 가깝고 사람에겐 오복이 오리니.

•鳳鳴南山月 麟遊北岳風

봉는 남산의 달 아래 울고

기린은 북악의 바람에서 노닌다.

•時時掃地黃金出 日日開門萬福來

때때로 마당을 쓸면 황금이 나오고

날마다 문을 열면 만복이 들어온다.

•父母千年壽 子孫萬歲榮

부모님 오래 사시고 자손은 길이 영화를 누리리라.

•堂上父母千年壽 膝下子孫萬歲榮

집의 부모 오래 사시고

슬하의 자녀 오래도록 번영하네.

•掃地黃金出 開門萬福來

땅을 쓸면 황금이 나오고

문을 열면 많은 복이 들어온다.

•春滿乾坤福滿家 和氣自生君子宅 

봄은 천지에 차고 복은 집안에 가득한데

온화한 기운 스스로 생기니 군자의 집이로다.

•春風和一家 淑氣擁重門

봄 바람이 일가를 화애롭게 하고

숙기가 중문을 옹호한다.

•和氣自生君子宅 春光先到吉人家

화기가 스스로 생기니 군자의 집이요

봄 빛이 먼저 오니 길인의 집이로다.

•禍逐夏雲興 災從春雪消

화를 쫒아내니 여름 구름처럼 일어나고

재앙은 봄의 눈처럼 녹아서 없어지네.

•春光映物生長促 瑞氣滿家福祿連

봄 빛이 사물을 비추이니 생장을 재촉하고

상서로운 기운이 집에 가득하니 복록이 이어지네.

•瑞日重門啓(開) 春光福地來

상서로운 태양이 중문을 열고

봄 빛이 복된 땅에 오도다.

•不老草生父母國 無窮花發子孫枝

불로초 자라는 부모님의 나라요

무궁화 만발하는 자손들의 가지로다.

 

불교에서는 마음에 봄이오면 얼어붙은 마음의 모든 번뇌가 녹아내려 깨달음을 얻는다고 한다. 그래서 입춘행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