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14일 한국거래소는 글로벌 상장기업 시가총액(미국 달러 환산 기준) 순위를 조사, 그 결과를 발표했다.
세계 시가총액 순위 상위 500위 가운데 한국 기업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 2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8일 기준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약 2684억 달러(약 313조3529억원)로 시총 상위 기업 중 20위(상장지수펀드 제외)를 기록했다. 시가총액 517억 달러(60조3784억원)인 SK하이닉스는 267위에 이름을 올렸다.
나머지 우리 기업은 글로벌 시총 상위 기업에 포함되지 못했다. 2010년 말에는 삼성전자(43위), 현대차(258위), 현대모비스(371위), 포스코(219위), LG화학(405위), 현대중공업(300위), 신한금융지주(423위), KB금융(457위) 등 8개사가 세계 시총 500위 내에 들었지만, 9년이 지난 지금까지 500위 내에서 자리를 지킨 한국 기업은 삼성전자뿐이었다.
이후 삼성전자 순위는 10년 새 23계단 올랐고 2010년 말 805위였던 SK하이닉스는 무려 538계단이나 뛰어올랐지만, 그 외 우리나라의 주요 기업들은 전부 자리를 내주고 밀려난 셈이다. 이는 근본적으로 산업 구조가 제조업 중심에서 정보기술(IT) 중심으로 변화한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경제 구조상 수출 의존도가 높고 내수 기반이 취약하다는 '약점'도 있다.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과거 우리나라에서 시가총액 상위를 차지했던 기업은 금융(기업)을 제외하면 대부분 수출 제조업 기업들이었기 때문에 자연히 시총 순위에서 밀려난 측면이 있다"면서 "예컨대 현대중공업의 경우 지금도 여전히 세계 1위 기업이지만 시총 순위는 크게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반도체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의 '쏠림' 현상도 심해졌다. 지난 13일 현재 이들 두 종목의 시가총액이 코스피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6.25%로 거의 4분의 1 수준에 달했다.
특히 대장주인 삼성전자(21.99%)의 경우 시가총액 내 비중이 2010년 말(12.2%) 이후 10년 만에 9.79%포인트 늘었다. 한 마디로 삼성전자가 휘청하면 우리 증시도 덩달아 흔들리는 구조인 셈이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글로벌 시가총액 순위 1위는 애플에 돌아갔다. 애플의 시가총액은 약 1조1559억 달러(1350조573억원)로 삼성전자의 4.3배 규모에 달했다. 2~3위는 마이크로소프트(1조1135억달러·1300조5685억원)와 구글의 지주회사인 알파벳(9037억 달러·1055조4868억원)이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