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슈 콜만 미국 워싱턴대 생물학자 등 미국 연구자들은 과학저널 ‘진화와 발달’ 최근호에 실린 논문에서 최신 영상기술을 이용해 이런 파라냐의 이 교체와 그 진화적 이유를 해명했다고 밝혔다. 피라냐는 면도날처럼 날카로운 이를 유지하기 위해 턱의 절반씩 무뎌진 이를 통째로 교체하는 사실이 확인됐는데 이를 통째로 간다는 사실은 1960년대 이미 알려졌지만, 이가 무더기로 빠져나간 피라냐가 발견되거나 보고된 적은 없다.
연구자들은 마이크로 단층촬영 장치를 이용해 피라냐 머리의 절반에서 위·아래턱의 이가 한꺼번에 교체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에 참여한 아담 서머스 워싱턴대 교수는 “이가 단단하게 서로 맞물려 있어 얼굴 한쪽의 이가 한꺼번에 떨어져 나간다”며 “새 이들은 잇몸을 뚫고 나오기까지 낡은 이를 ‘모자’처럼 쓰고 있어, 피라냐가 끊임없이 무딘 이를 날카로운 새 이로 바꾸지만 이가 없는 때는 거의 없다”고 이 대학 보도자료에서 말했다.
낡은 이가 떨어져 나가고 새 이가 모습을 드러내기까지는 5일 이내의 시일이 걸린다고 논문은 밝혔다. 일반적으로 피라냐는 65∼130일마다 이를 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피라냐가 이를 통째로 가는 이유는 이를 하나씩 교체하기 힘들 정도로 이들이 단단하게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콜만 박사는 “이가 서로 연결된 상태에서 하나가 너무 심하게 닳는다면 조립라인의 부품 하나가 빠진 것 같은 상황이 된다”고 말했다.
아마존 강 등 남아메리카의 육식어종인 피라냐는 이가 날카로운 데다 무는 힘도 강해, 검정피라냐는 척추동물 가운데 체중당 무는 힘이 가장 센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그렇다면 피라냐가 이를 통째로 교체하는 이유도 포식 어종의 무기를 늘 최고의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서일까.
연구자들이 분자계통학 연구를 한 결과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피라냐와 사촌격으로 가까운 초식성 어종 파쿠도 피라냐와 마찬가지로 이를 교체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자들은 피라냐의 조상이 파쿠와 비슷한 초식성일 때 질긴 셀룰로스와 실리카(모래) 성분이 든 풀을 뜯어 먹어 이가 마모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이 교체가 진화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후 피라냐는 펭귄이 날기 위해 진화한 날개를 수영하는 데 쓰는 것처럼 수시로 교체하는 이를 날카로운 이를 유지하는 데 쓰게 됐다고 논문은 설명했다.
피라냐는 주로 물고기를 잡아먹지만, 드물게 사람을 공격해 사망사고도 보고돼 있다. 그러나 사람 공격도 발가락이나 발뒤꿈치를 물리는 사고가 대부분이다. 오히려 피라냐는 낚시를 방해하는 물고기로 여겨지며, 식용으로 널리 포획된다.